2026년 7월, 사이버보안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등장함. 클라우드 보안기업 Sysdig가 사람의 개입 없이 정찰부터 데이터 탈취, 협박까지 전 과정을 대형언어모델(LLM)이 직접 수행한 랜섬웨어 공격 사례를 공개함. 코드명 ‘JadePuffer’로 불리는 이 공격은 AI가 완결된 형태의 사이버공격을 자율적으로 수행한 최초 사례로 기록됨.
🤖 AI가 공격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시대
Sysdig 위협분석팀은 이번 공격의 주체를 ‘에이전틱 위협 행위자(agentic threat actor, ATA)’로 명명함. 기존 랜섬웨어가 사전에 작성된 스크립트와 운영자의 개입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JadePuffer는 정찰·인증정보 탈취·수평이동·파괴에 이르는 전 단계를 하나의 AI 모델이 실시간으로 판단하며 이어붙인 것으로 분석됨.
Sysdig 위협연구 담당 마이클 클라크는 보고서에서 페이로드 자체가 ‘자기서술형’이었다고 설명함. 자연어 형태의 추론 과정과 공격 목표에 대한 우선순위 판단, 인간 운영자가 잘 남기지 않는 상세 주석까지 코드 안에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됨. 실제로 로그인 시도가 한 차례 실패한 이후 파라미터를 스스로 조정해 31초 만에 우회 방법을 찾아낸 사례도 관찰됨.
🔓 공격 경로 – Langflow 취약점에서 데이터베이스 삭제까지
초기 침투 지점은 오픈소스 AI 애플리케이션 빌더인 Langflow였음. 인증 없이 원격코드실행이 가능한 취약점(CVE-2025-3248)이 악용됐으며, 모든 명령은 Base64로 인코딩된 파이썬 코드 형태로 Langflow의 RCE 엔드포인트를 통해 전달됨.
이후 공격은 별도의 인터넷 노출 프로덕션 서버로 확산됨. 해당 서버는 MySQL 데이터베이스와 알리바바 Nacos 설정관리 서비스를 함께 운영 중이었으며, AI 행위자는 데이터베이스 내용을 열거하고 선별적으로 데이터를 탈취한 뒤 데이터베이스 자체를 삭제하고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 메모를 남기는 순서로 작업을 마무리함. 초기 침투에 사용된 시스템이 최종 목표 침해에도 재활용된 점 역시 특징으로 지목됨.
보안업체 Detectify는 이번 공격에 쓰인 개별 기법 자체는 새롭지 않다고 평가함. 노출된 서비스 공략, 인증정보 수집, 수평이동, 기본 설정 악용, 데이터베이스 파괴는 기존 침해 사고에서도 흔히 관찰되는 수법임. 다만 이 일련의 과정을 인간 개입 없이 하나의 AI 모델이 엮어냈다는 점에서 ‘발명이 아닌 진화’라는 평가가 나옴.
🧩 예고된 흐름 – LameHug에서 JadePuffer까지
AI가 악성코드에 결합되는 흐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님. 2025년 7월, 러시아 연계 해킹조직 APT28이 LLM을 악성코드 내부에 직접 통합한 ‘LameHug’를 사용한 사실이 우크라이나 국가사이버보안센터(CERT-UA)에 의해 확인된 바 있음. 정부기관 공문으로 위장한 ZIP 첨부파일을 통해 유포됐으며,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코딩 모델 Qwen2.5-Coder-32B-Instruct에 자연어 명령을 입력해 시스템 정보 수집과 문서 탈취용 명령어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방식이 특징이었음. 고정된 명령어 대신 매번 새로 생성된 코드를 실행하는 구조라 시그니처 기반 탐지를 우회하기 쉬웠다는 점이 당시 지적됨.
이보다 앞서 2025년 8월에는 ‘PromptLock’이라는 AI 결합형 랜섬웨어가 발견돼 최초 사례로 주목받았으나, 이는 뉴욕대 탠던 공학대 연구진이 만든 개념증명(PoC)으로 확인됨. JadePuffer는 실험이 아닌 실제 운영 환경에서 관측된 완결형 공격이라는 점에서 이전 사례들과 선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됨.
🛡️ 방어체계 전환 필요성
Sysdig와 Detectify는 공통적으로 상시 가시성 확보를 강조함. 클라우드 인프라와 인터넷 노출 서비스가 매일 변화하는 상황에서 분기 단위 점검만으로는 위험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으며, AI 기반 공격자는 발견부터 실행까지를 수 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됨.
구체적인 권고사항으로는 Langflow를 취약점 패치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코드실행·검증 엔드포인트를 인터넷에 노출하지 않을 것, AI 오케스트레이션 서버에 제공사 API 키나 클라우드 자격증명을 직접 연결하지 않을 것, Nacos 설정관리 서비스의 보안 수준을 강화할 것 등이 제시됨. 에이전틱 툴링이 패키지 형태로 보급될수록 숙련도가 낮은 공격자에게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옴.
JadePuffer는 정찰과 취약점 악용, 데이터 탈취, 협박까지 이어지는 랜섬웨어 공격 전 과정을 LLM이 인간 개입 없이 수행한 사례로 요약됨. Langflow의 원격코드실행 취약점을 시작점으로 삼아 데이터베이스 서버까지 확산됐으며, 자연어 추론이 담긴 자기서술형 페이로드와 빠른 우회 대응이 핵심 특징으로 확인됨. 앞선 LameHug, PromptLock 사례와 이어놓고 보면 AI가 사이버공격의 실행 주체로 자리잡아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취약점 관리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의 재정비가 함께 요구되는 상황임.